버스커버스커 2집 - 그들과의 공감 두번째 #1


아마 이들처럼 트렌드를 몰고 다니는 그룹도 없을 것이다. 그것도 요즘 트렌드와는 다른 트렌드로 말이다. 아이돌과 전자음악 일색인 가요계에서 통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의 절묘한 앙상블로 우리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니 말이다. 듣는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그룹 <버스커버스커> 가 2집 타이틀 곡, <처음엔사랑이란게> 란 곡으로 2013년 9월 25일 돌아왔다.



2013.09.25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든 노래들

 

작년 3월에 첫 정규 1집이 나왔다. <벚꽃엔딩>이란 노래로 말 그대로 전국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특히나 벚꽃 시즌을 앞두고 발매된 노래라 그런지 아마, 벚꽃이 핀 곳 치고 이 노래가 안 나온 것이 없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곡, <여수밤바다> 는 여수 엑스포에서 아마 주구창장 나왔을 것이다. 실제로 방문했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계속 틀어줬다는 후문이다. 제목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 멜로디에 취해, 여수에 가보진 않았어도 뭔가 아련한 느낌이 나게 하는 좋은 곡이었다.

 

보통 가수들은 노래 한곡만 히트를 해도 대박이라고 하는데, <버스커버스커> 1집은 그야말로 어느 노래하나 버릴 것 없는 알찬 음반들이었다. 한가지 기현상은 작년에야 음악이 처음나왔으니 여러 활동도 하고 홍보를 해서 멜론이나 그런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했다손 치더라도, 올해 초 봄에는 홍보나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다시 벚꽃 엔딩이 여지 없이 1위를 했다. 다른 활동 없이도 봄의 감성이 그들을 음악을 사람들로 하여금 찾게 했던 것 같다. 사실, 난 그들이 방송에서 활동을 하는 모습도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노래만 좋아서 들었을 뿐.

 

이번 2집 그런 1집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나오자 마자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으니 말이다. 타이틀곡 <처음엔 사랑이란게> 는 역시 좋다. 장범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일품인 곡이다. 뮤직비디오 역시 흑백톤으로 차분하게 만들어 노래와 같이 들으면 정말 잘 어울린다.  







 

보통 하나의 앨범에는 타이틀 곡에 가장 힘이 들어가고 다른 곡들은 그만 못한 경우가 많은데 <버스커버스커>의 앨범은 정말 전곡이 다 좋은 것 같다. 특히나 타이틀 곡 이외에 나는 <아름다운 나이> 란 곡이 굉장히 좋았다.  

 

아름다운 나이 작사/곡 - 장범준

 

그러니까 우린 아직 서로를 모를 사이
이런 밤을 때론 같이 보내진 못한 사이 
그러니까 왠지 아직 여름의 늦은 밤이
단둘이 걸어가긴 어색한 그런 나이

하지만 어쩌나 이 밤이 지나면 안된다고 믿었어
있잖아 난 

너와 있으면 좋아 너랑 있는 나 어때
친구가 되긴 싫어 어색한 사인 싫어
너와 있으면 좋아 너랑 있는 나 어때
친구가 되긴 싫어 어색한 사인 싫어

그러니까 니가 아직 아무 말도 못한 사이
사라질까 우린 아직 잠 못 이룬 이 시간이

...


작사 작곡 모두 장범준이다. 가사를 들어보면 정말 풋풋한 사랑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것 같다. 정말 그렇게 가사를 써내려가는 그의 능력은 탁월한 것 같다. 목소리 또한 달달해서 사랑 노래에는 그만한 이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밝은 노래를 불러도 왠지 소울이 느껴지고 어두운 면이 나는 좋다. 너무 밝지 않아서 좋다. 슬픔이 배어 있어 그의 목소리가 좋다.



대중들에게 어필 되는 능력


그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누구나, ' 이 노래는 <버스커버스커> 장범준 목소리구나' 알 수가 있다. 이 점은 아티스트로써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대중들에게는 그 노래가 감성에 맞는다. 자기의 생각을 노래하고, 사람들이 그 노래에 귀기울여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예전에 이렇게 달달한 목소리는 <성시경> 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노래를 불러도 그 만의 방식으로 소화를 하고, 특유의 감성으로 정말 달콤하게 노래를 해줬다. 요즘은 예전처럼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그의 노래들은 깊은 여운이 남는다. 장범준 또한 그와 같은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목소리에서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우수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런 그의 능력은 대중에게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 큰 무기가 되는 것 같다.


더군다나 자신들이 만들지 않았음에도, <동경소녀>, <정류장> 같은 곡들을 들어보면 마치 <버스커버스커> 의 곡이었던 냥 그대로 자신들의 스타일로 소화를 한다. 아마 이런 그들의 활동으로 원작자들도 어부지리로 자신들의 노래가 저절로 다시 불리는 효과를 봤을 것이다. 특히나 동경소녀는 원래 통기타 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통기타 곡으로 사랑을 받았다.


슈퍼스타 K 에서 <윤종신> 심사의원이 말했던 것 처럼, 노래란 고음이 다가 아니고 화려한 기교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버스커버스커>를 통해서 알았다는 것처럼, 찌를 듯한 높이 올라가는 고음의 목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R&B 가수들처럼 화려간 기교가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무심한듯 담담하고 솔직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읊조리는 듯 해 더욱 더 긴 여운으로 가슴속에 남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