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보합

영화이야기 2007. 9. 9. 20:37

주성치 영화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월광보합, 선리기연이 아닌가싶다.

흔히들 주성치 영화하면, 어떤 매니아적인 요소를 먼저 꼽는데, 그런 것을 떠나서, 그냥 그가 선택한 영화는 재미나다. 배우의 성격상 그런 영화를 선택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가 연기를 그렇게 소화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선, 이 영화는 중국의 고전중의 하나인 서유기를 영화화 한 것이다. 서유기를 보지 않아, 영화와 소설이 얼마나 일치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손오공도 나오고, 저팔계도 나오고 그런다.

이 영화는 손오공의 모험담이라기 보다는 사랑이야기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코믹한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나름대로 액션(?)도 포함을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괜찮은 사랑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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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의 연을 끊고, 손오공으로 돌아가는 지존보


우연히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오해로 인해 그 여자가 자결을 하고 만다. 지존보(주성치)는 그 여자를 다시 살리기 위해, 월광보합으로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 여자를 살리려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뭔가 잘못되어, 너무 시간을 거슬러 500년 전으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 월광보합의 내용이다. 그리고, 곧이어 이어지는 내용이 바로, 선리기연이다.

1994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지금봐서는 당연히 특수분장이라던지 액션장면이나 영화의 배경이 매우 어설프게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CG없는 요괴들의 모습, 지존보의 심장으로 직접 들어가,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등에서는, 특수효과에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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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보의 심장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자하


하지만, 그 장면에도 묘한 감동은 있다. 지존보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여주인공인 자하가 심장으로 들어가는데, 심장엔 이미 정정이라는 여자를 사랑하는 지존보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 모습을 본 자하는 그곳에 눈물을 남겨두고 온다.

으아~! 실로, 멋진 비유와 상상력이 아닐 수 없다. 기술의 한계상 CG없는 순순한 실사로 제작한 효과이지만, 그런 것을 떠나 내용은 정말 훌륭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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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사랑을 고백하는 지존보


지존보는 월광보합을 가지고 있는 자하에게 거짓으로 사랑을 고백하여,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거짓으로 한 말이었으나, 나중에는 자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속세의 연을 끊어, 우마왕과 결혼하려는 자하를 구하러 가게 된다. 거기서 나오는 대사가 이 영화를 통털어 가장 멋진 대사가 아닐까 싶다.

난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소.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것이오
...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이말을 할거요, 사랑하오!
만약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서경을 구하러, 멀리 떠하는 주성치의 모습과, 옛 연인과의 사랑을 떠 올릴때마다, 머리가 죄어오는 아픔을 느끼는 모습에서, 사랑이 얼마나 힘든것인지를 말해주려는 것 같다.

왠지 모를 슬픔이 담겨있는 여주인공의 눈빛을, 영화가 끝난뒤에도 한참이나 머리속에 남아있는 듯 하다.

유치하다고도 할 수있는 코미디 영화이지만, 그 내면에는 아름다운 사랑얘기를 담고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몇번씩 두고봐도 꽤 괜찮은 영화이다. 지금도 가끔씩 보면, 다시 한번 애잔한 마음이 살아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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