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부터 영화를 보게 될때면 미리 사전 정보를 가지고 보게 되는것 같다. 한번쯤은 TV, 라디오를 통해서 소개하는 프로그램 정도는 듣고 영화를 보게 되므로 스토리를 어느정도는 예상을 하고 보게 된다. 아마 이런 정보가 하나도 없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훨씬 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최근들어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에너미> 이다. 역시나 그 충격파가 상당하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철학

영화를 보고 나서도 혼자 해석을 하고 싶어, 아직 어떠한 해설이나 스토리에 관한 설명도 듣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도무지 영화를 이해할 수 가없지만 그냥 나름대로 이해를 해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본 글을 아마 엉터리 글이 될 수도 있고,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수가 있다.

이쯤에서 영화 평론가들의 엄청난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야 이 내용도 읽고 저 내용도 접하고 해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평론가들은 그 영화에 대해서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 정말 엉뚱하게 혼자만 잘 못 해석을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내용을 말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굉장한 고민을 해석 평론을 쓰던지 글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 대해서 엄청나게 고민을 해보고 나름대로 해석을 해본 결과는 두 주인공 모두 하나의 어미에서 나온 새끼라는 결론이다. 그래서 쌍둥이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었고, 외향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목소리 까지 똑같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쌍둥이라고 해도 외모는 비슷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목소리까지 일치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영화속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모두 완벽히 똑같은 모습이다. 심지어 몸에 난 상처까지도 일치하고 말이다.

그런것을 보면 둘은 완전한 복제라고 할 수가 있다. 다만 성격이 다르다. 한명은 남자답고 와일드한 성격이라면 반대는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할 수가 있다. 또한 영화에서 둘을 구분하는 것으로 쓰이는 것이 바로 브로콜리이다.

배우인 주인공은 브로콜리를 엄청 좋아한다. 와이프에게 유기농 브로콜리를 사오지 않아서 핀잔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반대로 다른 주인공은 브로콜리를 엄청 싫어한다. 그점이 둘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아마 의도적으로 감독이 이 부분을 부각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점을 빼고는, 서로의 여자친구 혹은 아내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둘은 완벽히 일치 하는 모습이다. 이점이 참 흥미롭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딱히 어떤 주제를 전달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심오한 뜻이 있을 것도 같은데 너무나 숨겨놔서 그런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한번에 파악하기도 어렵고. 특히나 맨 마지막 장면에 아파트 경비원이 열쇠를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영화 도입부 장면을 간과하고 지나간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인다.

외 경비가 굳이 열쇠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지. 다시 그장소에 가고 싶다고 하는지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다시 한번 돌려보니, 첫 장면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결국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일컫는 <도플갱어>를 말하고자 함인가. 아마 꼭 그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것에서 모티브를 삼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도플갱어에 관한 설화나 이야기도 많으니 말이다. 단순히 그런 것을 말하고자 함인가.





확실히 이 포스터를 보니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기는 하다.

영화가 끝났지만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해석도 해석이거려니와, '이건 뭐지' 하는 생각에 크게 한방 얻어 맞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아마 어떤 정보도 듣지 않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런 느낌을 충분히 받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영화들은 많은 사전학습을 하고 봐야 하는 것 같다. 영화속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하지만,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고 감독은 자기 할말만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 영화도 그런 부류의 영화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좋은 작품이 듯, 이 영화 역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하는 아주 훌륭한 영화인 것 같다. 다시 한번 감독의 천재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영화라는 장르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감독과 관객과의 머리싸움일 수도 감정의 동화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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